“인미로가 뭐예요?”


예전에 인미로라는 이름을 지으면서 가치관을 설정하려고 고민을 한적이 있습니다.

내가 추구하는 작업은 어떤것일까?





대학원에 재학중일 때였습니다. 개강을 하면 각 디자이너 혹은 교수님 아래로 대략 5명에서 7명이 스튜디오배정 됩니다. 학기에는 빠지지않고 매주 2회 자신의 디자인을 발표하고 피드백을 받았습니다.

저의 디자인을 이야기하는 것도 있지만 청중이 되는 시간이 더 깁니다. 그러다 보면 다른 친구들은 어떻게 매주 매주 어떤 생각을 가지고 디자인을 하는지 알게됩니다.

학교를 1년쯤 다니다 보니 느끼는 바가 있었습니다.

미적으로 이야기 하는 친구가 있는 반면에 문제를 발견하고 솔루션을 내는 친구로 나뉘어 진다는 것을.



A " 이렇게 분위기를 만들었어요."

B “ 해가 이렇게 들어오고 동선이 이렇게 됩니다."



A "이런 비례와 포인트는 어디고 시선은 이렇게"

B "컨셉은 OO 이고, 이런과정을 통해 단순화 하여"



2학기를 개강한 직후였습니다.지도교수님과의 논문미팅을 하기위해 엘리베이터에 올라섰습니다.

마침 저의 지도교수님도 함께 탔습니다.





"하늘아 전시형교수님은 어떠니? "

"좋아요."

"감성적인 작업을 하는 분이니 잘 맞을거야."



나중에 생각을 해보니..디자이너 마다 감성적인 접근과 이성적인 접근. 크게 이 두가지로 나누어 진다는것을 처음 알게되었습니다.



네 저는 "A"타입의 디자이너였습니다.

사이트 조사는 해야하기에 형식적으로 했고 어떻게든 분위기를 만들어가는데 집중했습니다.



또한,



저는 예전부터 흔한것을 싫어하는 병에 걸려있었습니다.

밋밋한 살이 싫어서 타투를 하고,

버스를 탔더니 전부 머리카락이 검은데 나도 검은게 싫어서 노랗게 해보고,

전부 나이키 아디다스 컨버스 뉴발란스여서 그런 운동화는 잘 안신었습니다.



이런 성향 때문인지 예전부터 공간을 디자인 할 때 다른 친구들과 차별화 하기위함이 뭐가 있을까 고민을 참 많이 했는데 그래픽이라는 요소를 발견햇습니다.



그래. 난 공간 디자이너지만 그래픽을 적극 활용해보는거야. 라고 생각했죠.

그래픽을 사용하다 보니 확실히 차별화가 되었고 더불어 개성도 생기게 됐습니다.

기성에 것이 아니라 저의 터치가 깃들어진 그래픽이 공간으로 보이니 얼마나 새로웠겠어요.



그때부터 도서관에 가도 더 이상 건축라인을 안가게 됐습니다. 그래픽, 텍스타일, 사진, 예슐 라인을 더 많이 갔습니다.



텍스타일을 보며 패턴의 느낌을 보고 그래픽을 보며 폰트라는 것을 찾고 사진을 보며 시야를 넓히고 예술을 보며 동경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저는 그렇게 학교를 졸업하면서 저 스스로를 A타입에 디자이너고 그래픽 서고를 가진 디자이너다 라고 받아들였습니다.

졸업한 저는 더 높이 뛰어오를 준비가 된 3월에 펄펄 뛰는 개구리와 같았습니다.



그런데 졸업을 하고 나서 기계처럼 설계를 하던 회사에 발을 잠깐 담갔다가 뺐습니다.

온탕인줄 알고 눈을 감고 슬며시 발을 담궜다가 얼음장같이 차가운 물이어서 놀라 넘어질 만큼 빠른속도였습니다.



그렇게 혼자일을 하며 또 인테리어 일을 계속 하게되었습니다.

이거 저거 하고 싶은대로 한 부분도 있지만 대부분 클라이언트의 요구사항에 맞추기 바뻤습니다.

클라이언트가 디자이너인지 내가 디자이너인지 어쩔땐 분간이 안 되기도 하지만 와중에 틈새를 비벼가며 즐거움을 찾았던거 같습니다.

불과 몇년 전 까지만 해도 잘 뛰어 다녔는데 어찌 된일인지 눈떠보니 깜깜한 우물안에 들어와 있더라구요.

힘차게 뒷발을 찼는데 그만 우물안에 떨어진 모양새입니다.



어두운 곳에서 한참 있다보면 왜 주변이 칠흑같이 어둡다가도 서서히 보이잖아요?

그 우물안에서 천천히 저만에 공간이 나오더라구요.

거기서 저는 제 작업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작업을 하면서 정말 많은 원동력을 얻은거 같습니다.

디자이너에게 개성은 너무나 중요함을 알기에 저다운 디자인이 뭘까 라는 물음표를 항상 염두하고 작업을 이어갔습니다.

꿈만같은 핀터레스트 사진들을 받아보며 내가 공간을 디자인 하는것인지 꼴라쥬 아티스트인지 모를 만큼 모호한 포지션과는 달랐습니다.



그래픽이 가미되고 비쥬얼과 임펙트를 중요시한 A타입의 디자이너였다는 것을 까먹지 않으려고 그 태그가 끊어지는것을 막기위해 독을 품고 몸부림을 쳤습니다.



이 블로그가 아마 그 작업들이 대부분일 것이라고 봅니다. 항상 저는 연필로 스케치를 합니다. 라인을 봅니다. 그리고 색상을 봅니다. 그리고 조화를 보고 그다음에 공간에 적용을 해봅니다.



앞으로도 그럴거고 저다움을 잃지 않기위해 열심히 하려합니다. 긴 글이 되었네요. 오늘따라 술술 써지네요.









연필에서 시작한 실루엣 혹은 장식에 걸맞은 소재와 아이템을 선정하고 늦더라도 손으로 만지며 완성해 가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낯섦의 그 순간, 주춤하는 순간 뒤로 돌아설지 다가올지 찰나의 순간에 집중해보세요.



인미로


인미로는 in미로의 의미가 아닙니다.

사람 인 / 아름다울 미 / 길 로



예술가가 아닌 디자이너는 누군가를 위함이 깔려있습니다.

공간디자이너인 저는 누군가의 아름다운 길을 열어드리고자 하는 저의 마음을 담은 네이밍 인미로입니다.